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인간의 본질을 사회적 관계의 총합에서 찾기도 한다. 관계 속에서 그리고 그 관계를 규정짓는 틀을 살펴본다면 인간을 이해할 수 있다는 뜻이다. 관계를 통해 인간을 이해한다는 것은 개인 차원에서도 적용 가능하다. 그 사람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친구를 보라는 말도 있다. 개개인이 맺고 있는 관계가 그 사람이 살아온 삶이고 살아갈 길이다.
벌써 2년째 타인과의 관계가 심각하게 위축된 상태로 우리는 살고 있다. 코로나19가 세상을 바꿔버렸다. 사회성을 잃어버린 지난 2년 우리는 그리고 나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2019년 1년간 나는 독일에서 바카라 jx37fdzwave년을 보냈다. 2018년 말 송년회 자리에서 지인들에게 1년간의 이별을 알렸다. 그때는 그저 1년일 줄 알았다. 2020년 한국으로 돌아왔는데 며칠 지나지 않아 국내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이 불편하고 민폐가 되는 세상이 됐다. 그 상황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이제는 3년 가까이 얼굴 한 번 못 보고 지내는 지인들이 대부분이다.
지난 2년 달라진 우리의 관계
모든 관계가 위축된 것은 아니다. 바카라 jx37fdzwave년 때 아이들은 중학교 2학년과 초등학교 6학년이었다. 무서운 중 2로 변모하기에 집 밖은 너무 낯설었다. 일상을 부모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한국에 돌아와 중 3과 중 1이 된 아이가 도로 ‘중 2병’ 징조를 보이려고 했다. 그런데 거기서 멈췄다. 코로나19로 학교에 아예 가지 못하는 날이 많았고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은 더더욱 어려웠다. 결국 여전히 부모와 부대끼며 지낸다. 품 안의 아이로 조금 더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은 내겐 좋은 일이다.
독일에 갈 때는 맥주를 크게 기대하고 갔다. 그런데 같이 마실 친구가 없었다. 대신 집에서 술을 마시는 습관이 생겼다. 아내와 함께 한 잔씩 하는 날들이 늘어갔다. 홈술을 즐기는 상황은 한국에 돌아온 이후 더 심해졌다. 자연스럽게 부부간 대화가 더 많아졌다. 코로나19가 가족 간 관계를 돈독하게 만든 것이다. 이런 상황이 나만은 아닐 것이다. 사회과학자가 자신의 경험이나 자기 주변의 경우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은 경계할 일이다. 내가 서 있는 자리의 편협함을 알아야 한다. 이럴 때는 자료를 보며 사고의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
2019년 대비 2020년 이혼이 4% 줄어들었다. 2021년에는 7월까지 전년 대비 2.2% 더 줄었다. 과거에는 경제위기가 오면 이혼이 늘어났는데, 코로나19 상황은 다른 방향성을 보이는 것이다. 선진국처럼 경제위기 속에서는 위자료와 생활비 부담으로 잠시 이혼을 미루는 경향이 나타난 것일까? 그럴 수도 있다. 그렇지만 나는 정말로 부부관계가 좋아져서 이혼이 줄어들었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본다.
시간 빈곤에서 벗어나 좋아진 부부 관계
올해 2월 설문조사를 했다. 그때 코로나19가 유행 중인 현 상황과 그 이전을 비교해 부부 간의 관계가 달라졌는지를 물었다. 1,046명의 부부 중 대부분(73.2%)은 ‘변화가 없다’고 답했다. 그런데 소폭이지만 ‘나빠졌다(11.4%)’고 답한 이들보다는 ‘좋아졌다(15.4%)’고 응답한 이들이 더 많았다. 이러한 경향성은 남편들에게서 더 분명하게 나타났다.
진행 중인 바카라 jx37fdzwave결과를 조금 소개하자면 그 원인은 다음과 같다. 한국인들 중 상당수는 시간 빈곤 속에서 살아간다. 부부 간의 관계에서도 서로 간에 접촉면과 시간에 대한 욕구가 충분히 채워지지 못한 채 살아간다. 코로나19가 강제한 규제는 이 부분에 긍정적인 작동을 했다. 재택근무를 하지 않더라도 저녁 회식이 어려워졌고 다들 귀가 시간이 빨라졌다. 그리고 이것은 부부관계에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 다만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난 만큼 가사일도 많아졌다. 아직도 가사노동이 부부 간에 공평하게 분배되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런 이유로 아내보다는 남편에게서 긍정적인 효과가 더 두드러진다.
걱정스러운 경우는 아예 시작을 못했거나 아직 제대로 형성되지 못한 관계들이다. 같은 설문조사에서 애인이 없는 633명에게 지난 1년간 새로운 이성을 만나거나 소개를 받은 적이 있는지 물었다. 79%가 ‘없다’고 답했다. 부정적인 응답을 예상하긴 했지만 생각보다도 부정적인 응답 비중이 컸다.
거리두기로 맺어진 가느다란 교우 관계
낯선 이들에 대한 경계, 그리고 거리두기. 방역을 위해 필요한 조치이긴 하지만 그 사이에 우리가 잃어버린 것도 많다. 우리 대학원 학생들도 그렇다. 어느 학교보다 쌍방향 소통을 활발하게 진행하면서 온라인수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자면 아쉬운 점들이 한둘이 아니다.
KDI국제정책대학원의 중요한 장점은 다양성이다. 전 세계에서 학생들이 온다. 지난 봄에도 61개국에서 학생들이 지원을 했다. 중앙정부, 지자체, 공공기관, 언론, NGO, 민간기업, 바카라 jx37fdzwave원 등 다양한 경력을 가진 학생들이 함께 공부를 한다. 갓 스무 살 된 학생부터 오십 세를 넘어선 학생들까지 연령대도 다양하다. 교수에게 배우는 것도 있겠지만 학생들 간에 서로 배우는 것들도 많다. 강의실에서 학생들이 토론하던 시절을 생각하면 너무도 아쉽다.
지난 여름 수료한 학생들 중 상당수는 오프라인 수업을 경험해 보지 못했다. 기숙사에 살며, 도서관에도 가지만 학교를 통해 맺어진 관계는 몇 개의 가느다란 선에 불과하다. 양과 질 모두 이전과 비교할 바가 아니다. 대학원 생활 속에 얼마나 새로운 자신을 만들어 냈을지 의문스럽다. 한국 학생뿐 아니라 외국인 학생들을 대상으로도 백신접종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몇 주가 더 지나면 대다수가 접종 완료자가 될 것이다. 코로나19가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된다. 바카라 jx37fdzwave국제정책대학원생이라는 정체성이 충분히 생겨날 만큼, 그리고 이를 통해 부쩍 성장할 수 있도록 활발한 관계 맺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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